몸은 내 마음을 안다

마음의 소리가 안 들릴 땐 몸의 신호에 귀 기울이자

안지수 객원기자 승인 2024.02.24 18:19 의견 0

“마음이 정직하게 굴지 않을 땐 통증이 답을 준다.”

드라마 <주군의 태양>에서 나온 대사다.

사람의 몸이란 참으로 신기해서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알게 해준다. 그래서 우리가 마음과 반대로 움직이려고 하면 몸은 우리에게 신호를 준다. 그래선 안 된다고, 지금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그러니 다시 방향을 돌리라고.

나는 스트레스에 둔감한 편이다. 상처를 속으로 삭이는 게 익숙해서 스스로 힘들다는 것도 잘 인지하지 못하는 편이다. 그런 내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걸 인지하게 된 계기가 바로 위경련이었다.

회사와 학교를 번갈아 다니며 지금 이게 맞는 건가 고민하던 그 시기에, 위경련이 찾아왔다. 아픔의 이유가 스트레스라는 걸 알게 된 순간, 나는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단했다. 통증을 통해 내 마음의 답을 찾은 셈이다.

그 이후에도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으면 내 몸에서 가장 약한 부분들이 아파온다. 사람의 몸은 참으로 정직해서 마음이 정직하게 굴지 않을 때 통증으로 답을 준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심해지면 가슴에 통증이 나타난다. 심한 두통에 시달리기도 하고 불면증이 찾아오기도 한다.

언젠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별을 고한 적이 있었다. 그땐 마음의 정리가 다 됐다고 믿었다. 그래서 덤덤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막상 상대에게 헤어짐에 대해 이야기하려 하자 입이 바짝 마르며 가슴이 답답해졌다. 손에 식은땀이 났고 목은 계속 갈라져 물을 마셔야 했다.

그래서 알았다. 아직 내 마음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걸.

이처럼 우리는 몸이 주는 신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내 몸은 나보다 더 내 마음을 잘 안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감정을 속여서도 안 된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남는 건 통증과 후회뿐이다.

▲ 뉴질랜드의 어느 숲 속 호숫가엔 오래 전 가라앉은 나무들이 켜켜이 바닥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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