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고 싶으면 하늘을 봐
한 번도 같은 하늘이 없듯이
안지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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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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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들었는데 하늘을 많이 보는 사람일수록 행복지수가 높대! 그러니까 행복해지고 싶을 때마다 하늘을 보면 되는 거지!”
나는 하늘보다 땅이 익숙한 아이였다. 비유적 의미가 아니라 정말 시선이 늘 바닥을 향해있었다. 마음이 위축되어 있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넘어지지 않기 위한 습관인지는 모르지만 하루에 한 번도 하늘을 바라보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그걸 깨달은 건 바로 고등학교 하교 시간 때였다. 신발주머니를 들고 터덜터덜 교문을 향해 걸어가는데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땅만 보고 걷는 게 딱 우리 딸 맞네!”
뭐지? 의아하며 번쩍 고개를 들자 엄마와 아빠가 정문에서 손을 흔들고 웃고 계셨다. 깜짝 놀라 다다다 달려가 폭! 하고 안기자 두 분이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우리 딸, 뭐가 그렇게 힘들어서 땅만 보고 걸어. 사람은 하늘을 봐야 하는 거야. 그래야 행복해지지.”
유난히 우울했던 하루였기 때문일까. 가볍게 뱉으셨을 그 말이 유독 가슴 깊숙이 남았다.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 나는 다음날부터 착실히 하늘을 올려다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동안은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였다. 이렇게 우리 집 주변이 예뻤던가? 나무가 이토록 푸르렀던가? 하늘은 원래 이런 색이었나?
나를 둘러싼 세상이 생각보다 아름다웠다는 걸 깨닫자 나는 더 자주, 더 오래 하늘을 바라봤다. 특히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여 마음이 너무 힘들 때면 나는 하던 모든 걸 멈추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럼 탁 트인 하늘, 시원한 바람, 흔들리는 나뭇가지. 떼를 지어 날아가는 새까지. 그 모든 게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우리를 봐. 우리는 너를 위해 존재하는 거야. 너는 너무 소중한 존재고 우리는 네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단 몇 분이라도 그렇게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신기하리만치 위로가 됐다. 특히 기분 좋은 음악을 들으며 하늘을 볼 때면 효과가 더 빨랐다.
우리는 하늘이 매일 똑같다고 생각하지만 하늘은 한 번도 같았던 적이 없다. 바람에 따라 움직이는 구름은 언뜻 같은 듯 늘상 다른 모양을 띤다. 그냥 파랗다고 생각했던 하늘조차 미세하게 색깔이 다르다. 유독 흐린 날이 있는 것처럼, 유독 푸른 날도 있다.
아마 우리의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매일 쳇바퀴 굴러가듯 같은 일상처럼 보여도 우리의 하루는 분명히 다르다. 오늘 나의 하루가 우울한 회색 하늘을 닮았다면, 내일은 푸르른 하늘을 닮을 것이다.
그러니 오늘 명심해야 하는 건, 오늘 하루가 별로라고 해서 내일까지 별로일 거라는 생각은 금물이라는 거! 매일 같은 듯 다른 하늘처럼 우리의 삶도 분명 다르다는 걸 잊지 말자. 지금 이 환경이, 감정이 절대 영원하지 않다.
우리는 더욱 행복해질 수 있고, 분명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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