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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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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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행복해지려는 순간 두려움이 생겨요. 행복을 잡으려면 고통을 견디기 위해 용기를 내야 해요.”
영화 <불량 공주 모모코> 중에서 나오는 대사다.
가끔 내가 내 성공을 두려워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과연 내가 이런 성공을 누릴 자격이 있나, 내가 너무 말도 안되는 꿈을 꾸는 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며 스스로를 괴롭힌다.
나는 분명 내가 하는 일들이 더 잘 풀리길 기도하고 있다 생각했는데 막상 그 기회가 눈앞에 다가왔을 땐 겁을 내며 몸을 움츠린다.
대체 이유가 뭘까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아마 내가 너무 간절하게 그것을 원했기 때문인 것 같다. 너무 원해서, 너무 두려운 것이다.
아무리 좋은 게 있어도 내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떠나갈까, 잘못될까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너무나 원하기에 되레 그만큼의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요즘 따라 유독 하고 싶은 게 많다. 글도 쓰고 싶고, 그림도 그리고 싶고, 내 작품을 판매도 하고 싶고, 동영상도 만들고 싶다. 세상엔 너무 다양한 돈벌이가 있고 나는 수많은 선택지 중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선택지를 골라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내가 어떤 걸 하는 게 좋을지 답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잠잠히 앉아 생각했다.
‘이 중에 어떤 걸 잃었을 때 나는 가장 큰 상실감을 느낄까? 어떤 걸 할 때 가장 큰 용기가 필요할까?’
이런 식으로 접근했더니 점차 생각이 좁혀지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도 확정이 된 건 없지만 생각을 정리하는 데엔 충분한 도움이 됐다.
두려움은, 때로 우리에게 방향키 같은 역할을 한다. 밀려드는 두려움이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알게 해주기 때문이다. 옛날에 누가 이런 말을 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고 싶다면, 내가 싫어하는 것부터 떠올려라.’
이 말을 듣자 머리에 불이 번쩍 켜졌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는 잘 몰라도 내가 싫어하는 것만큼은 기깔나게 알고 있던 사람이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걸 선택하기보단 싫어하는 걸 피해오며 살았다. 그런 나의 선택은 나를 조금 덜 스트레스 받는 삶으로 이끌었다.
이처럼 두려움도 마찬가지다. 두려움은 우리가 명확히 알지 못하는 우리의 마음을 알게 해준다. 그러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내가 두려워하는 일을 상상하자. 나를 움츠러들게 만드는 걸 떠올리자. 그리고 그 일에 도전하자. 그것이 바로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 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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